“전화가 오면 한 번에 받지 않는다. 두 번, 세 번째에 받는다.”는 MZ세대가 많습니다. 전화 통화가 어색하고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전화 공포증’ 영어로는 ‘콜 포비아’라고 합니다. 최근 MZ세대가 많이 겪는 병, 콜 포비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화 공포증, ‘콜 포비아’
전화벨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뭐라고 말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긴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할 때는 울리지도 않는 벨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진동이 울리는 것 같은 ‘벨 소리 환청’을 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요즘 MZ세대들이 많이 겪는 콜 포비아입니다.
콜 포비아는 전화라는 의미의 Call과 공포증이라는 뜻의 Phobia를 합친 말입니다. 단순히 전화를 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전화 통화를 할 때 불안하고 긴장감과 함께 두려움도 느끼는 등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는 현상입니다. 콜 포비아는 질병이라기보다 하나의 증상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정신과 병원을 ‘콜 포비아’ 때문에 찾는 경우는 극히 적지만, 불안장애 때문에 진료와 치료를 받는 사람 중에 콜 포비아를 겪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화 공포증은 사회에 알려진 지 10년이 넘은 개념이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스마트폰, 문자, 채팅, 메신저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성인이 된 현재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시 부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화가 부족한 MZ세대
MZ세대는 어릴 때부터 문자와 짧은 채팅, 메시지를 이용해서 주로 소통을 해왔기 때문에 전화 통화 경험이 적은 편입니다. 경험이 적다 보니 전화 통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30대 중반 이상인 사람들은 어렸을 때 집 거실에 전화기가 있었고, 어릴 때부터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해온 MZ세대는 전화 통화가 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화 통화를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는 이유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모를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중 30%는 콜 포비아를 겪고 있고 주된 증상으로는 전화를 받기 전 긴장과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제일 많았습니다. 또 전화 수신을 미루거나 거부하고, 대화에 대해 걱정하는 증상, 대화 중에 심장이 빨리 뛰고 식은땀이 난다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치료나 컨설팅에 시간당 60만 원까지
사회생활을 하는 젊은 세대들은 전화 공포증 때문에 업무상 소통에 자신감을 잃는 경우도 있고 업무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이런 현상을 16년 전에 포착했고, 젊은 직원들의 전화 공포증을 해결하기 위한 전화 통화 컨설팅 업체도 생겨났습니다. 전화 통화할 때 필요한 대화 요령을 가르쳐주고 컨설팅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런 컨설팅 서비스는 1대 1 코칭 서비스의 경우 시간당 480달러, 약 60만 원까지 한다고 합니다. 낮지 않은 금액이지만 컨설팅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주로 금융권 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하는 MZ세대가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전화 공포증은 사회적 불안에 약한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불안장애의 한 증상입니다. 습관적으로 전화를 피하려고 하기보다는 가벼운 훈련을 통해 익숙해지고 극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등 편한 사람들과 먼저 전화 통화를 자주 하는 것이 훈련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콜 포비아의 증상이 신체 증상까지 나타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심리학자들은 대부분의 공포증은 점진적인 노출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불안하다고 느껴지는 요소들을 조금씩 자주 접하면서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장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해 보세요. 생각보다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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