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 후에 휴지로 닦는데 피가 묻어 나와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장암이나 다른 큰 병일까 봐 겁이 납니다. 보통 휴지에 피가 묻어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치질입니다. 피가 조금 묻어나는 정도는 그냥 적당히 넘길 수도 있다지만 항문 밖으로 뭔가 튀어나오면 그때는 고민이 커집니다. 예민한 부위라 누구와 상의하기도 쑥스럽고 민망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부끄럽다고 그냥 놔둘 수도 없는 일! 오늘은 치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치질이 정확하게 무엇인가요?
치질이란 흔히 치질로 알고 있지만 의학용어로는 치핵이라고 합니다. 항문관 내에는 배변 시에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혈관과 조직이 모인 쿠션이 있는데, 이 쿠션은 변실금을 방지하고 주로 오른쪽 앞, 뒤와 왼쪽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변비나 반복해서 힘주어 변을 보는 습관 등으로 복압이 생기고 변 덩어리들이 쿠션 부위를 압박하여 이 쿠션이 밖으로 돌출될 때 치핵, 우리가 생각하는 치질이 발생하게 됩니다.
항문관 주변에 빠져나온 조직들이 덩어리를 이루고 변을 볼 때 이런 덩어리의 상처 때문에 출혈이 유발됩니다. 그리고 점차 밑으로 내려오면서 크기도 커져서 항문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 쿠션, 즉 치핵에는 내치핵과 외치핵이 있는데 내치핵은 항문관 위쪽에 있는 정맥총에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하고 외치핵은 아래쪽 정맥총이 돌출된 것을 말합니다. 왜 이런 증상이 생기는지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2. 단계별로 치핵 (치질)의 증상을 알려주세요.
처음에는 1기, 배변 시에 피가 묻어납니다.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들은 제법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2기에는 변을 볼 때 뭔가 밖으로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배변을 멈추면 저절로 다시 들어갑니다. 3기에는 변을 볼 때 뭔가 밖으로 나오는 것이 느껴지고, 배변을 멈춘 후에 저절로 들어가지 않아서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합니다. 마지막 4기에는 밖으로 나온 그 뭔가를 손으로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는 내치핵의 단계별 증상입니다. 치핵이 생긴 초기에는 변을 볼 때만 쿠션이 밖으로 밀려 나오지만, 나중에는 기침을 크게 할 때나 재채기할 때도 밖으로 나오고, 심지어는 일어설 때도 나올 수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그냥 참기보다는 초기에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내치핵과는 달리 외치핵의 경우, 항문 입구 밖으로 피부가 덮인 부위에서 생겨나는데 통증이 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복된 혈전과 혈관 확장으로 피부가 늘어지는 것도 특징입니다.
3.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을수록 변비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말이 있습니다. 딱딱한 대변 때문에 힘을 주는 경우, 복압이 증가하거나 골반 바닥이 약해진 경우에 비정상적으로 치핵 조직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힘주어 변을 보는 습관 등으로 인해 변 덩어리 등이 쿠션을 압박하고, 항문 주변의 조직이 변성되어 항문 주위 탄력이 감소하면 항문관 주변에 덩어리가 생기게 됩니다.
4. 치료는 어떻게 할 수 있나요?
치핵을 치료하는 방법은 비수술적 방법과 수술적 방법이 있습니다. 비수술적 방법은 내치핵 1기나 2기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보통 초기에는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고 변을 볼 때 너무 힘주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따뜻한 물로 좌욕하기나 배변 시 긴장하지 않는 등도 초기 치핵을 치료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내치핵 1, 2, 3기에서 자주 쓰는 치료법으로는 고무밴드로 치핵을 묶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7일~10일 후에 치핵이 썩어서 떨어집니다. 재발이 될 수 있고 부작용이나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에 시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기 이상 크기가 큰 치핵에서는 치핵 절제 수술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3기 이상의 크기가 큰 치핵이나 내치핵과 외치핵이 같이 있는 경우, 통증이 있고 섞기 직전의 치핵 등의 경우는 수술을 권합니다. 수술 후 배뇨 곤란이 있을 수 있고 이 외에 출혈이나 세균 감염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합니다. 수술 후에 상처 치유까지는 보통 4주에서 6주 정도 걸릴 수 있습니다.
5.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치질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고,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없애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 장운동이 잘 될 수 있도록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벼운 치질 증상이 보이면 따뜻한 물로 하는 좌욕도 도움이 됩니다.
변을 보다가 피가 묻어 나온다면 치핵일 확률이 높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다 치핵인 것은 아닙니다. 항문이 갈라진 곳이 있어서 아프고 피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드물게는 대장암일 때도 출혈이 있을 수 있으니 혼자 판단하는 대신 병원에 방문해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 중의 하나인 치핵, 부끄럽다고 혼자 고민하지 말고 빠른 치료로 건강한 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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