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없는 날이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보통 이사를 가거나 결혼 날짜를 정할 때 손 없는 날을 알아보는데요. 우리나라 음식에 없어서는 안 되는 된장, 간장을 만들 때도 이 손 없는 날을 골라서 장을 담근다고 합니다. 손 없는 날 된장 뜨기 함께 보실까요?
손 없는 날 뜻? 손 없는 날이란?
얼마 전 엄마가 시골에 하루 다녀오자고 하더라고요. 무슨 일인가 했더니 손 없는 날이라 겨울에 담아 둔 된장을 뜨러 가야 한다고 하셨어요. 된장을 뜨는데도 손 없는 날이 중요한가 싶었어요. 손 없는 날이 정확하게 무슨 날을 의미하는 걸까요? 손 없는 날에서 ‘손’은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는 귀신을 뜻합니다. 예전 드라마 제목에도 ‘손, The guest’라고 있었는데 이때 ‘손’도 귀신을 의미합니다. 손 없는 날은 '귀신이 없는 날이라는 의미'로 좋은 날이기 때문에 결혼이나 이사, 개업 등 중요한 일을 하기에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음식에 없어서는 안 되는 된장, 간장을 만드는 일도 손 없는 날을 선택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러면 손 없는 날은 언제일까요? 음력으로 9와 0으로 끝나는 날이 손 없는 날이라고 합니다. 음력 9일, 10일, 19일, 20일, 29일, 30일이 손 없는 날이에요. 이런 손 없는 날을 좋은 날이라고 생각해서 결혼이나 이사를 하기 때문에 이사 비용이나 결혼식장 비용이 다른 날 보다는 비싸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2023년 5월 손 없는 날은 언제일까요? 5월 8일 (음력 3월 19일), 5월 9일 (음력 3월 20일), 5월 18일 (음력 3월 29일), 5월 19일 (음력 3월 20일), 5월 28일 (음력 4월 9일), 5월 29일 (음력 4월 10일) 이렇게 6일입니다. 5월 중에 중요한 일 계획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예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미리미리 서둘러서 예약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된장 뜨기는 뭔가요?
‘된장을 뜬다’는 말이 생소하실 수도 있는데요. 된장, 고추장, 간장을 직접 만들어 먹는 분들께는 익숙한 말일 것 같아요. 저도 된장을 뜬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번에 제대로 알았습니다. 저희 집은 친척들이 모여서 1년 동안 먹을 장류들을 같이 만들어서 먹는데요. 지난겨울에 메주를 간장에 담아두었다가 일정 기간 후 간장과 메주를 분리하고, 메주로 된장을 만드는 일을 ‘된장 뜬다’라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지역마다 표현이 다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된장 뜨기, 된장 만들기 순서
- 장독대를 열어 간장 안에 잠겨 있는 메주를 다 건져냅니다.
- 메주를 품고 있던 간장은 곱게 걸러내면 조선간장 (집 간장)이 됩니다.
- 건져낸 메주는 손으로 잘게 부수어 줍니다.
- 간장을 조금씩 섞어 깨끗한 장독대에 다시 담아주면 된장 뜨기 끝입니다.
- 장독대를 정성으로 잘 관리하고 일정 기간 숙성을 거치면 된장이 됩니다.
시골 마당에 있는 장독대에서 메주를 다 건져내 봤습니다. 간장에 잠겨 있어서 짠 향기도 나고, 불어서 부서지는 메주도 있었어요. 건져낸 메주를 이제부터 손으로 다 으깨어주면 됩니다. 이 작업이 일일이 다 손으로 하는 작업이라 운전기사 겸, 작업자 겸해서 제가 동원된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 보기에 메주가 몇 덩어리 없는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저 큰 대야를 두 번이나 가득 채웠습니다. 손아귀 힘이 약한 편인데 된장 담그기 작업하고 저녁에 파스 붙였어요.
된장 뜨기, 된장 담그기, 된장 만들기를 할 때는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물이 들어가지 않는 것과 파리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된장도 그렇지만 특히 메주가 담겨있던 간장을 걸러서 따로 담을 때,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이렇게 고운 면포에 걸러 따로 담으면 조선간장이 됩니다. 집 간장이라고도 하고, 조선간장이라고도 하는 간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처음 봤어요. 매번 집안 친척 어른들께서 만드시던 간장, 된장이었는데 직접 도와보니 얼마나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지 새삼 놀라웠습니다. 음식은 정성이라는 말이 온몸으로 느껴졌어요.
다행히 손 없는 날에 날씨까지 너무 화창해서 된장 담그기 작업은 즐겁게 끝났습니다. 김장하는 날에는 수육 삶듯이 된장 담그는 날, 된장 뜨는 날에는 삼겹살을 먹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마당 한쪽에서 친척들과 함께 구워 먹는 삼겹살, 목살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이런 맛에 모두 모여 장을 담그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집안 행사는 늘 즐겁죠! 온 가족이 모여 중요한 일을 할 때도 손 없는 날을 선택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 날이었습니다. 가정의 달 5월에 중요한 행사가 있다면 5월 손 없는 날을 선택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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